천간과 지지 — 십간십이지 스물두 글자 완전 정리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열 개의 천간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열두 개의 지지. 각 글자의 음양과 오행, 물상적 성정, 지장간, 그리고 육십갑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표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핵심 요약
- ·천간 10글자는 하늘의 기운, 즉 드러나는 마음과 명분을 나타냅니다.
- ·지지 12글자는 땅의 기운, 즉 실제 환경과 현실의 조건을 나타냅니다.
- ·모든 글자에는 음양과 오행이 배정되어 있고, 이것이 해석의 최소 단위입니다.
- ·천간 10과 지지 12를 순서대로 짝지으면 120이 아니라 60가지 조합만 나옵니다. 이것이 육십갑자입니다.
- ·지지 속에는 천간이 숨어 있으며(지장간), 이 때문에 지지 해석은 천간보다 복잡하고 입체적입니다.
왜 하늘과 땅으로 나누는가
사주의 한 기둥은 반드시 천간(天干) 한 글자 + 지지(地支) 한 글자로 이루어집니다. 왜 굳이 두 층으로 나누었을까요? 동양 사상에서 하늘은 시간과 이치를, 땅은 공간과 형체를 맡습니다. 이를 사람에게 옮기면 이렇게 읽힙니다.
| 구분 | 천간 (하늘) | 지지 (땅) |
|---|---|---|
| 개수 | 10개 | 12개 |
| 성격 | 드러나는 것, 순수한 기운 | 감춰진 것, 섞여 있는 기운 |
| 사람으로 보면 | 생각·명분·표현하는 나 | 환경·현실·실제 살아가는 자리 |
| 변화 속도 | 빠르고 유동적 | 느리고 무겁다 |
| 비유 | 말하는 내용 | 말이 놓인 상황 |
그래서 천간에 좋은 글자가 있어도 지지가 받쳐주지 않으면 “뿌리가 없다”고 하고, 생각은 크지만 현실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고 봅니다. 반대로 지지가 튼튼하면 겉으로 요란하지 않아도 실제로는 힘이 있습니다. 명리학이 사람을 입체적으로 읽는 첫 번째 장치가 바로 이 이층 구조입니다.
천간 열 글자
천간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 열 개입니다. 오행 다섯 가지에 각각 양(陽)과 음(陰)을 하나씩 배정하면 5 × 2 = 10이 됩니다. 홀수 번째가 양, 짝수 번째가 음입니다.
| 천간 | 오행 | 음양 | 물상(비유) | 기질의 핵심 |
|---|---|---|---|---|
| 갑(甲) | 목 | 양 | 큰 나무·기둥 | 곧게 위로 뻗음. 시작하는 힘, 리더십, 자존심. 꺾이면 크게 흔들린다 |
| 을(乙) | 목 | 음 | 화초·덩굴 | 유연하게 감아 오름. 적응력과 생존력. 부드럽지만 끈질기다 |
| 병(丙) | 화 | 양 | 태양 | 널리 비춤. 밝고 개방적, 숨기지 못함. 열정적이나 뒷심이 약할 수 있다 |
| 정(丁) | 화 | 음 | 촛불·등불 | 가까이서 비춤. 섬세하고 따뜻함. 대상을 정확히 밝히는 집중력 |
| 무(戊) | 토 | 양 | 산·제방 | 움직이지 않는 무게. 포용과 중재, 신용. 고집스럽고 느릴 수 있다 |
| 기(己) | 토 | 음 | 논밭·정원 | 길러내는 흙. 실속과 현실감각, 세심함. 담아두고 계산한다 |
| 경(庚) | 금 | 양 | 원석·도끼 | 다듬어지지 않은 강함. 결단과 의리, 추진력. 거칠고 직선적 |
| 신(辛) | 금 | 음 | 보석·칼날 | 이미 다듬어진 예리함. 완벽주의, 감각, 자존심. 상처를 잘 받고 잘 준다 |
| 임(壬) | 수 | 양 | 바다·큰 강 | 넓고 깊게 흐름. 포용력과 지혜, 스케일. 종잡기 어렵다 |
| 계(癸) | 수 | 음 | 빗물·이슬 | 스며드는 물. 총명함, 감수성, 침투력. 여리고 예민하다 |
물상론을 대하는 태도
위 표의 ‘물상’은 기억을 돕는 은유이지 정의가 아닙니다. 갑목을 두고 “큰 나무니까 도끼(경금)를 만나면 다친다”는 식의 설명은 직관적이지만, 거기에만 매달리면 해석이 이야기 짓기로 흘러갑니다. 물상은 입구일 뿐이고, 실제 판단은 음양·오행의 생극(生剋)과 사주 전체의 균형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양간과 음간의 차이
같은 오행이라도 양간은 바깥으로 확장하고 음간은 안으로 수렴합니다. 갑목과 을목은 둘 다 목이지만, 갑은 부러질지언정 굽히지 않고 을은 굽히면서 살아남습니다. 경금과 신금은 둘 다 금이지만, 경은 부수고 신은 벱니다. 이 차이가 사람의 성향 묘사에서 상당한 몫을 차지합니다.
지지 열두 글자
지지는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 열두 개입니다. 익숙한 열두 띠 동물이 바로 이것이며, 시간·계절·방위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 지지 | 띠 | 오행 | 음양 | 계절/월 | 시간 |
|---|---|---|---|---|---|
| 자(子) | 쥐 | 수 | 양 | 한겨울 · 11월 | 23~01시 |
| 축(丑) | 소 | 토 | 음 | 늦겨울 · 12월 | 01~03시 |
| 인(寅) | 호랑이 | 목 | 양 | 초봄 · 1월 | 03~05시 |
| 묘(卯) | 토끼 | 목 | 음 | 한봄 · 2월 | 05~07시 |
| 진(辰) | 용 | 토 | 양 | 늦봄 · 3월 | 07~09시 |
| 사(巳) | 뱀 | 화 | 음 | 초여름 · 4월 | 09~11시 |
| 오(午) | 말 | 화 | 양 | 한여름 · 5월 | 11~13시 |
| 미(未) | 양 | 토 | 음 | 늦여름 · 6월 | 13~15시 |
| 신(申) | 원숭이 | 금 | 양 | 초가을 · 7월 | 15~17시 |
| 유(酉) | 닭 | 금 | 음 | 한가을 · 8월 | 17~19시 |
| 술(戌) | 개 | 토 | 양 | 늦가을 · 9월 | 19~21시 |
| 해(亥) | 돼지 | 수 | 음 | 초겨울 · 10월 | 21~23시 |
표의 ‘월’은 음력 월이며, 실제 경계는 절기입니다. 인월이 1월인 이유는 입춘이 인월의 시작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사주의 한 해는 인월에서 출발해 축월에서 끝납니다.
지지를 읽는 세 가지 축
- 사생(四生) — 인·신·사·해: 계절이 시작되는 자리. 역마(驛馬)의 글자들로, 움직임·출발·확장의 성질이 있습니다.
- 사왕(四旺) — 자·오·묘·유: 계절의 절정. 도화(桃花)의 글자들로, 기운이 순수하고 강하며 매력·집중·고집의 성질이 있습니다.
- 사고(四庫) — 진·술·축·미: 계절을 마무리하는 흙. 창고(庫)의 글자들로, 저장·전환·마무리의 성질이 있습니다. 넷 다 토(土)인 것이 핵심입니다.
왜 토가 네 개나 될까요? 토는 계절과 계절 사이에서 기운을 바꿔주는 완충지대이기 때문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곧장 넘어가지 못하고 진토를 거치고,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 미토를 거칩니다. 토가 중재와 전환을 상징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장간 — 지지 속에 숨은 천간
지지가 “섞여 있는 기운”이라고 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지 하나하나에는 천간이 두세 개씩 숨어 있고, 이를 지장간(支藏干)이라 합니다. 계절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고 이전 계절의 잔여 기운이 남아 있다가 서서히 교체되는 현상을 글자 안에 담은 것입니다.
| 지지 | 여기(餘氣) | 중기(中氣) | 정기(正氣) |
|---|---|---|---|
| 자(子) | 임 | — | 계 |
| 축(丑) | 계 | 신 | 기 |
| 인(寅) | 무 | 병 | 갑 |
| 묘(卯) | 갑 | — | 을 |
| 진(辰) | 을 | 계 | 무 |
| 사(巳) | 무 | 경 | 병 |
| 오(午) | 병 | 기 | 정 |
| 미(未) | 정 | 을 | 기 |
| 신(申) | 무 | 임 | 경 |
| 유(酉) | 경 | — | 신 |
| 술(戌) | 신 | 정 | 무 |
| 해(亥) | 무 | 갑 | 임 |
정기는 그 지지를 대표하는 본래 기운이고, 여기는 직전 계절에서 넘어온 잔재, 중기는 삼합(三合)으로 연결되는 기운입니다. 지장간이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 뿌리(通根) 판단 — 천간의 글자가 지지 속 지장간에 같은 오행을 두고 있으면 “뿌리를 내렸다”고 하며 그 글자에 실질적인 힘이 생깁니다. 천간의 갑목은 인·묘·진·해 등에 뿌리를 둘 수 있습니다.
- 보이지 않는 십성 — 겉으로 드러난 여덟 글자에 없는 십성이 지장간에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주에 재성이 없는데 재물을 잘 다룬다” 같은 사례가 여기서 설명됩니다.
육십갑자는 왜 60개인가
천간 10개와 지지 12개를 짝지으면 산술적으로는 120가지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60가지뿐입니다. 이유는 짝짓는 방식에 있습니다.
천간과 지지를 순서대로 하나씩 밀어가며 붙이기 때문입니다. 갑자 → 을축 → 병인 → 정묘 → ... 이렇게 진행하면 천간은 10에서 한 바퀴를 돌고 지지는 12에서 한 바퀴를 돕니다. 두 주기가 다시 처음(갑자)에서 만나는 시점은 10과 12의 최소공배수인 60입니다.
이 방식의 부수적 결과가 하나 있습니다. 양간은 항상 양지와, 음간은 항상 음지와만 만납니다. 그래서 “갑축”이나 “을자” 같은 조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120이 아니라 60인 실질적인 이유이자, 명리학이 음양의 짝을 얼마나 엄격하게 지키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60년이 지나면 태어난 해의 간지가 그대로 돌아옵니다. 이것이 환갑(還甲), 즉 “갑으로 돌아온다”는 말의 유래입니다.
실제 해석에서 쓰이는 방식
스물두 글자를 외웠다고 사주가 읽히지는 않습니다. 실제 해석은 대체로 이런 순서를 밟습니다.
- 일간을 확인한다 — 나는 어떤 글자인가. 이것이 모든 해석의 기준점입니다.
- 월지를 본다 — 어느 계절에 태어났는가. 일간이 힘을 얻는 계절인지 아닌지가 판가름납니다.
- 오행의 분포를 센다 — 무엇이 넘치고 무엇이 없는가.
- 천간과 지지의 관계를 본다 — 뿌리가 있는가, 떠 있는가.
- 글자들 사이의 합·충을 본다 — 서로 묶이는가, 부딪히는가.
- 십성으로 이름을 붙인다 — 재성인가 관성인가 인성인가.
이 글에서 다룬 천간과 지지는 1단계부터 4단계까지의 재료입니다. 글자 하나하나의 뜻을 외우는 것보다 음양과 오행이라는 두 좌표로 글자를 위치시키는 감각이 훨씬 오래 갑니다. 갑을은 목, 병정은 화, 무기는 토, 경신은 금, 임계는 수 — 이 다섯 쌍만 몸에 익으면 나머지는 따라옵니다.
이 글은 명리학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해설 자료입니다. 특정인의 길흉을 단정하지 않으며, 의학적·법률적·재무적 판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사주는 타고난 조건의 배치를 읽는 언어이지 정해진 미래를 알려주는 도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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